지방에 사는 임신부가 당직 소아과 전문의가 있는 수도권 병원으로 구급차를 타고 가다가 차 안에서 출산을 하는 사례가 최근 잇따랐습니다. 응급실이 숫자로 볼 때는 정상 운영되고 있다고 해도, 안을 들여다보면 위기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조동찬 의학 전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난 28일 오전 11시, 수원성빈센트병원.

구급차를 타고 만삭 임신부가 이곳 응급실에 도착했습니다.

임신부는 구급차 안에서 출산한 상태였습니다.

[수원성빈센트병원 관계자 : (아기) 탯줄이 연결된 상태로 산모의 태반은 배 속에 있는 상태로 응급실에 내원하였습니다.]

임신부의 주소는 경상남도. 응급분만이 가능한 병원을 수소문해 수도권 병원까지 이동하다가 구급차 안에서 아이를 낳은 뒤 겨우 응급실에 도착한 겁니다.

이 병원의 경우, 그 전날 새벽에도 충청남도 태안에 사는 임신부가 구급차 안에서 분만한 뒤 응급실로 온 일이 있었습니다.

두 아기는 모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수원성빈센트병원 관계자 : 그저께(27일) 분만한 아이는 신생아 무호흡으로 양기 치료를 하고 있고요. 어제(28일) 태어난 아기 같은 경우에는 저혈당이 있어서….]

왜 두 임신부는 경남과 충남에서 경기도 수원까지 왔을까.

경남과 충남에는 24시간 운영되는 응급실이 수십 개 있습니다.

정부는 전국 응급실이 대부분 정상운영 중이라고 설명합니다.

[조규홍/보건복지부장관 (8월 28일) : 응급의료기관이 408개가 있습니다. 그중에서 3개를 제외한 405개가 지금 24시간 운영을 하고 있고.]

하지만 신생아를 돌볼 당직 소아과 전문의가 없으면, 신생아 후속 치료가 불가능해 진통을 시작한 임신부 수용이 어려운 게 응급실의 현실입니다.

또 서울의 대학병원 응급실마저도 야간 당직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대부분 한 명으로 축소된 것도 문제입니다.

양적으로는 응급실이 열려 있어도, 질적으로 치료할 의사가 부족하다는 겁니다.

정부는 추석 연휴만이라도 전국 29개 응급의료권역에 '중증 전담 응급실'을 한 곳 이상 운영하는 등 응급실 안정화를 모색 중이지만,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영상편집 :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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