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다다디

전 세계 난민과 장애인에게 희망을 안겨준 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 태권도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25)가 자신의 두 번째 패럴림픽 무대에서 동메달을 따냈습니다.

난민 선수단 최초의 패럴림픽 메달입니다.

쿠다다디는 3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태권도 K44 여자 47㎏급 패자부활전에서 에킨시 누르지한(튀르키예)을 9-1로 꺾었습니다.

쿠다다디는 동메달 결정전 상대가 부상 때문에 기권하며 동메달을 확정했습니다.

쿠다다디는 관중석의 가족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미소 지은 뒤 "어머니와 아버지가 파리에 왔다. 그리고 많은 아프가니스탄인이 응원해줬다. 그 힘으로 메달을 딴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출신 쿠다다디는 왼쪽 팔꿈치 아래가 없는 선천성 장애를 갖고 태어났습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로훌라 니크파이(2008 베이징·2012 런던 태권도 남자 동메달)를 보고 9세 때 태권도를 시작했고 그리고 2021년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와일드카드 출전권을 획득했습니다.

쿠다다디가 도쿄 무대에 서기까지 과정은 파란만장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은 수니파 무장단체 탈레반의 장악으로 공항이 마비되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져 쿠다다디는 도쿄행 비행기를 타지 못했고, 개회식에도 참가하지 못했습니다.

쿠다다디는 전 세계에 "도와달라"고 호소했고 IPC(국제패럴림픽위원회)를 비롯한 여러 단체와 정부들이 나섰습니다.

우리나라의 조정원 총재가 이끄는 세계태권도연맹(WT)은 쿠다다디의 출전을 허용하고, 모든 네트워크를 동원해 쿠다다디의 탈출을 도왔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도쿄에 도착한 쿠다다디는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지만 전 세계인이 그를 보며 힘을 얻었습니다.

패럴림픽 이후 쿠다다디는 프랑스로 건너가 프랑스태권도협회의 지원을 받아 훈련하고, 프랑스 대표팀 도복을 입고 국제대회에 출전했고 지난해엔 유럽선수권에서 우승하기도 했습니다.

쿠다다디는 도쿄 패럴림픽 이후 여러 국가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프랑스를 택했습니다.

그는 "카불에서 탈출할 당시 프랑스군의 도움을 받았다. 내 목숨을 살려줬다. 훈련 지원도 너무나 잘 해줬다"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번 패럴림픽에선 난민 선수단으로 출전했지만, 프랑스 관중들은 쿠다다디에게 큰 환호와 기립박수를 보냈습니다.

쿠다다디와 코치진은 메달이 확정된 뒤 패럴림픽 상징인 아지토스기와 프랑스 국기를 흔들고 기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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